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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별 일 없이 산다 - 캐나다

[밴쿠버 일상] 밴쿠버 비서 취업후기

by 이다정이 2022. 6.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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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너무 오랜만에 글을 쓰는 것 같아요.

오늘은 이번에 제가 겪었던 밴쿠버 취업 과정과 후기를 들려드리려고요 ㅎㅎ

2019에 학교 졸업하고 지금까지 계속 무직 상태로 있었던 건 아닌데, 꿈꾸던 일이라고 하기엔 그렇고.. 제가 학교 다닐 때 상상했던 졸업 후 생활(?)을 하는 직업을 찾아서 글을 쓰게 되었어요.
앞에 말씀 드린것처럼 2019년에 학교 졸업하고 첫 한 달은 한국에 갔다가, 그다음 한 달은 친구들이랑 록키 산맥도 가고 하와이도 가고 여행을 쭉 다니다가, 6월 말에 원래 살던 캠룹스에서 밴쿠버로 이사를 왔어요. 첫 취업까지는 약 3달 정도가 걸렸는데, 처음에는 사무직 위주로 지원하다가 계속 거절 거절되다 보니 자신감도 많이 떨어지고 아무 데나 붙여주는데 가야겠다 하고 있었거든요. 그렇게 사무직에서 점점 멀어져 판매직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백화점 화장품 매장에서 일을 했었는데, 생각보다 재미있고, 실적도 좋았지만 몇 달 뒤 코로나가 터져버렸죠. 그래도 다행인 건 제가 일하던 백화점이 캐나다에서 꽤 오래되고 보장이 잘 되어있는? 회사라서 코로나로 문을 닫았던 2020년 봄에도 계속 월급이 나왔었거든요. 그래서 그만둘 생각은 접고 몇 달 뒤 다시 문을 열었을 때도 계속 일을 했어요.

그렇게 2020년을 보내고 2021년 1월, 갑자기 정리해고를 했는데, 제가 일하던 화장품 department에서 반 이상이 정리해고를 당했지 뭐예요..! 저는 다행히도 살아(?) 남았지만 브랜드가 바뀌게 되었답니다. 원래는 스킨케어 브랜드에서 일을 했었는데, 이 일로 메이크업 제품을 주로 하는 브랜드로 옮기게 되었어요. 화장품에 관심 많고 좋아하긴 하지만 제가 메이크업 백그라운드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메이크업 실력이 출중하지는 않아서 고민이 많았는데, 다행히도 메이크업을 전문적으로 배운 다른 사람이랑 같은 팀이 되어 괜찮다고 생각했어요.

새 팀으로 구성되어 일하다 보니까 이왕이면 그냥 일반 직원보다는 매니저가 되고 싶어서 화장품 부장님(?) 매니저한테도 적극 어필하고, 매출을 올리는데도 굉장히 신경을 써서 세 달 동안 전년 대비 매출이 50%가량 올려놓고, 그래서 세 달 만에 정식 브랜드 매니저가 되었어요. 그런데 매니저가 되어도 워낙 매장에 손님이 없고, 어떤 날에는 아예 손님이 하나도 없는 날도 있었으니까요... 월급이 그렇다고 많은 편도 아니었고, 어느 날 문득 제가 여기서 시간 낭비를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하지만 이직을 고려하기엔 백화점 직원 할인의 유혹과... 편한 것에 안주하는 안일한 마음과 그리고 곧 이제 코로나가 끝나가니 괜찮아지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계속 일을 했죠.

그렇게 몇달이 지나고 2022년이 되었는데, 1년이 지나도 나아지지 않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위에선 계속 왜 이렇게 매출이 낮냐고 하는데 푸시하는데 지쳐서 아 진짜 안 되겠다! 구직을 시작했어요. 링크드인, 인디드 할 것 없이 사무직 (office administrator, assistant administrator)은 보이는 데로 넣었던 것 같아요. 커버레터가 중요하다 보니 회사, 직군마다 다르게 커버레터를 써가면서 하루에 3~4개씩 지원을 했어요. 하지만 학교를 비즈니스 관련 디플로마로 졸업했어도 계속 매장에서 판매직을 했다 보니 연락이 안 오더라고요 ㅠㅠ 그때쯤 사무직으로 취직한, 백화점에서 같이 일하던 친구 중에 한 명이랑 저녁을 먹게 되었는데, 그 친구가 하는 말이 "너는 매니저도 했으니까 이런저런 paper work도 했지 않았어? 그런 거 강조해서 써~"라고 하면서 이런 조언을 많이 해주더라고요. 그 친구 말대로 고쳐 쓰고 나니 정말 연락이 오기 시작했어요!

처음 연락온곳은 한국인이 운영하는 방과 후 학원? 같은 곳이었는데, 그때 제가 이직을 하는 상황이라 2 week notice 때문에 바로 일을 시작할 수가 없어서 안되고, 그다음에 연락온 곳은 Property managing 회사에 assistant administrator 포지션이었어요. 면접 준비를 하긴 했지만 거의 2년 만에 하는 면접이라 그런지 면접을 망치는 바람에 탈락 ㅠㅠ 세 번째로 연락 온 곳이 바로 지금 일하는 회사인데, 사실 처음에 지원할 때는 무슨 일을 하는 회사 인지도 몰랐어요ㅎㅎㅎ... 인디드에서 보고 지원을 했었는데, 그냥 secretary가 아니라 Executive assistant, 회사 대표 이사 비서!!! 구인 글에 적혀있는 Job description이.. 아니 이거 나냐고.. 나를 위한 직업이네 하고 바로 지원 GO!


지원하고 나서도 뭐 연락이나 오겠나 지원이나 해보자 하고 지원을 했는데 웬걸!! 연락이 와서 이번 주에 인터뷰하고 싶다고 하는 거예요!! 또 마침 다행히도 제 백화점 휴무일에 맞춰서^_______^ 면접 보던 날 아침에 화장을 하는데 이상하게 화장이 너무 잘 먹고 딱 그런 기분 좋은 너낌~! 그렇게 회사에 도착해서 Job description에 있는 Energetic individual에 집중해서 입장하면서부터 하이톤으로 "Hi How are you!!" 그 세일즈 하는 사람 특유의 그런 통통 튀는 느낌 아시죠?ㅎㅎ 그렇게 면접을 시작해서 잘 경청하고 리액션 잘하고 계속 웃으면서 상냥한 태도(?)로 면접에 임했는데, 면접은 진짜 많이 웃으면서 재미있게 잘 진행되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사실 생각해보니까 이 회사 입장에서는 회사 대표이사 비서를 뽑는데, 경력도 있고 알아서 잘할 것 같은 사람을 뽑을 것 같은 거예요.. 그래서 아 이걸 어떻게 어필하지? 하다가 면접 마지막에
"I might not have enough experience as other candidates. But I can promise that I will make your work easier and funnier."

"아마 제가 다른 지원자들처럼 경력이 많지 않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더 편하고 재미있게 일할 수 있게 만들 거라고 약속할 수 있어요."
이렇게 말하고 나니 뭔가 속이 후련(?) 하더라고요. 하고 싶은 말 다했다! 이런 느낌. 이렇게 면접을 다 보고 남자 친구가 픽업 오기로 해서 기다리고 있는데 늦는다고 해서 괜히 주변을 돌아다니고 길 건너 가게에서 물건 구경하고 주변에 뭐가 있나 체크하고 마치 곧 이 회사에 다닐 사람처럼ㅋㅋㅋㅋㅋ 그렇게 있다가 출출해서 남자 친구랑 Granville Island에 있는 베이커리엘 갔어요. 줄 서서 주문 기다리고 있는데 띵동! 인디드에서 날아온 메시지!

Just in case, 대표님들 이름은 지웠슴당 ^_^

 


면접 본 지 두 시간 만에 날아온 메시지!!!!! 역시 이럴 줄 알았다니까!!!! 나를 좋아하는 것 같더라고!!!!! 남자 친구는 남자친구는 너무 빨리 답장하지 말고 조금만 있다가 답장 하라고 하는데, 나는 밀당을 몰른다구!!!!! 집 도착하자마자 바로 사인해서 보내기^^ㅎㅎㅎ 잡 오퍼 레터에 사인하고 바로 백화점 사직서 작성해서 메일로 날릴까 하다가 그래도 예의라는 게 있지, 낼 출근해서 줘야겠다 하고 말았어요. 첫 출근까지는 3주가량 남았었는데, 시간이 제일 안 갔던 때인 것 같아요. 지금은 일 시작한 지 3달 다 되어가는데, 어느 정도 적응도 되어가고 일도 너무너무 재미있고 다음에는 하루 일과? 같은 것도 올릴게요~!

그럼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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